직장인, 미국대학원 도전기 (3)

TOEFL/GRE/추천서 - 시험은 시험일 뿐, 질질끌지 말자

토플/GRE는 비용적 부담이 매우 커서 되도록 준비가 되었을 때 시험을 쳐서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이거 말고도 돈 쓸 데가 많으니 웬만큼 만족스러운 점수가 나온다면 욕심부리지 말자.

TOEFL

토플은 학교가 원하는 점수에 무조건 맞춰야한다. 하지만 이건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기본 실력을 요구하는 것이므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미니멈에만 맞추면 된다. 대학원생의 경우 TA를 하기 위한 높은 스피킹 점수를 요구하기도 하니 꼭 체크해야한다. 미니멈 점수를 맞췄는데 스피킹 기준에 못 맞추면 스피킹 하나 때문에 시험을 다시 봐야하는 낭패가 생긴다.
학교마다 토플을 면제해주기도 하는데, 학부를 영어권에서 나왔다면 대체로 면제다. 무조건 미국 학부 나와야만 면제해주기도 하고, 1년만 미국에서 다녔다고해도 면제해주기도 한다. 비영어권 국가여도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했다는 증명만 된다면 면제해주기도 한다. 모집요강을 잘 살펴서 어떤 기준을 요구하는지 꼼꼼히 확인해야한다.
토플이 GRE보다 더 쉬우니 영어에 자신이 없다면 토플을 먼저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GRE

GRE는 Verbal, Math, Writing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점수는 언제나 고고익선이지만 이공계열은 버벌에서 155 정도만 받아도 괜찮다는 의견이다. Math는 한국에서 교육을 받았다면 매우 쉬운 수준이라 기출 1번만 풀고가도 만점에 가깝게 받을 수 있다. 한국인의 평균 Writing 점수는 3~3.5 정도라 3.5면 평타친거고 4를 받으면 아주 잘 받은거라고 했다. GRE 점수가 입학심사에 얼만큼의 영향을 미치는지는 알 수 없다.
시험이 어렵고 준비가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한 번 치는데 25만원에 가까우니(…) 무조건 한 번에 끝내자는 마음으로 공부했다. 버벌/math/라이팅 160/170/4를 목표로 준비했는데 첫 시험에서 버벌이 목표에 못 미쳤지만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고, 여기에 더 쏟을 에너지로 sop와 포트폴리오에 집중하기로 하고 깔끔하게 털었다.
학과 평균 합격점수가 있고 반드시 그 근처에 도달해야한다면 여러 번 시험을 칠 수도 있겠지만, 내 전공에서는 크게 의미있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과연 내가 버벌 몇 점 더 높았다면 떨어진 학교에 붙었을까? 개인의 판단에 맡긴다.
GRE의 유효기간은 5년이니 확실히 미국으로 대학원 진학을 할 계획이라면 1~2년 후에 지원한다 하더라도 시간이 여유로울 때 미리 준비해두는 것을 추천한다. 아니라면 지원하겠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토플/GRE부터 시작하는걸로…

추천서

추천서는 총 3개를 제출해야한다. 내가 하는 건 아니고 나의 추천서를 써줄 사람들의 정보를 입력하면 그 분들에게 이메일로 링크가 가고, 거기에서 추천인들이 직접 추천서를 입력하도록 되어있다. 추천인 정보를 입력할 때 지원서에 추천서를 볼 권리를 waive 하겠냐는 질문이 있다. 여기에 무조건 Yes라고 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추천서에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여긴다고 한다. 추천인도 지원자가 내용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부담스러워 할 수 있다.

추천서가 당락을 결정하지는 않겠지만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꼭꼭꼭 나를 잘 아는 분들에게 부탁드려야한다. 3장을 모두 교수님들(박사학위 소지자)에게 받는 경우가 많지만 나는 교수님 2분과 상사 1분에게 받았다. 정말정말 감사하게도 나는 딱 세 분에게 부탁드렸고 그 세 분 모두 흔쾌히 써주시겠다고 하셨다. 평범하게 학교생활을 하고 졸업한지도 꽤나 지났다면 나에 대해 깊이 아는 분 3명을 고르기란 쉽지가 않다. 그래서 추천인 3명을 선정하는 데에는 나름(?) 전략이 있었는데, 3장 모두 한국인 교수님에게 받는 대신 어느 정도의 다양성을 주고 싶었고 내 부족함을 추천서를 통해 채울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 한국인 교수님 : 나를 깊이 아는건 아니지만 안면이 있고 학교에서 어느 정도 지위가 있으신 분. 미국에서 학부부터 대학원까지 졸업하셔서 추천서의 중요성을 잘 아시고 지위가 있으신 분에게 받으면 추천서의 파워(?)가 조금은 쎄질 거라고 믿었다.
  • 미국인 교수님 : 학부시절 가깝게 지내서 나에 대해 가장 잘 알고 계심. 다른 2분이 설명해줄 수 없는 부분들을 써주실거라고 생각했다.
  • 직장 상사 : sop에 언급한 회사 프로젝트에서 내가 한 일에 대해 부가 설명을 해줄 수 있음. (= 없는 연구경력 만들어내기)
    솔직히 추천인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셨는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이렇게 딱 3명만 골라서 부탁하고 그 3분이 모두 직접 추천서를 써주고 아무 문제없이 추천서로 스트레스 받지 않게 해주신건 내가 축복받았던 것이었다. 내 지원 과정에 이 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결코 평탄하지 못했을거다. 추천서를 본인이 대필해야하거나 추천인이 펑크날 때를 대비해 추천인을 몇 명 더 생각해두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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