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박사를 시작했는가
내가 회피하고 있는 불편한 질문
때로는 불편한 질문이 해결책이다.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일에 익숙해져야 한다.
하루 한페이지씩 읽기로 한 데일리크리에이티브
에 삽입된 한 오늘의 구절이다. 내가 회피하고 있는 불편한 질문은 무엇인가?
이 페이지를 읽으면서 바로 떠오른 질문이 있었다. 바로 내가 박사과정을 시작한 이유다. 처음에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결정하고 학교에 입학하고 지도교수와 연구주제를 선택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많이 듣기도 하고, 스스로도 수도 없이 물었던 질문이다. 벌써 3학기를 끝내고 4학기를 시작한 박사생인데, 나는 아직도 이 질문에 적절한 답을 찾지 못했다. 요즘에는 그래도 박사를 왜 시작했는지 묻는 사람이 없지만 결국 스스로 답을 찾지 못하니 진전이 없는건 당연하다.
나는 왜 박사를 시작했을까?
나는 무엇때문에 미국유학을 결심했나?
박사를 해서 뭘 얻고 싶은걸까?
내가 처음 유학을 결심한건 첫 회사에 입사한지 8개월만이었다. 대학원을 언젠가는 가겠다고 막연히 생각은 했었지만 대학원에 대해 아는게 전혀 없었던 내가 갑자기 왜 그런 결심을 한건지, 사실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3년정도 회사를 다니긴 했지만, 1년도 채우지 못한 사회초년생일때 박사 유학을 계획했다. 어차피 갈거면 미국으로 가야지 하는 생각을 했고, 무턱대고 준비를 시작했다. 그건 단순히 내가 있는 필드에서 미국이 선두주자이기에 이왕 할거면 제대로 해봐야지 하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물론 한국에도 훌륭한 학교와 커리큘럼이 많지만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궁극적으로 원하는게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미국취업? 필드경험? 해외생활? 교수? 글쎄, 무엇을 말해도 정답이 될 수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론 그게 다는 아닌 것 같다. 무엇이 되었든 목적을 달성하기가 위해 박사학위가 꼭 필요한 요소인지도 확신이 없다. 그렇다고 연구를 포기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연구에도 나름의 즐거움이 있다.
나는 이 질문의 답을 박사과정이 끝나기 전까지 찾을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저질렀고, 닥쳤으니, 그냥 하는거다. 언젠가는 알 수 있겠지 하면서. 하지만 확신할 수 있는건, 학위를 끝마쳤을 때 후회하지는 않을거라는 것이다. 내가 이루고 싶은 무언가를 위해 잘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