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행자(자청) 서평 리뷰

요즘 핫하다는 베스트셀러 자기계발서 역행자 - 돈·시간·운명으로부터 완전한 자유를 얻는 7단계 인생 공략집을 읽었다. 책의 내용은 여타 다른 자기계발서와 마찬가지로 비슷한 맥락으로 흘러간다. 전반적으로 자수성가해서 경제적자유를 얻게 된 저자의 이야기와 그의 마인드 셋에 대해 담고 있는데, 궁극적으로는 저자 자신의 사업 홍보 목적이 있는 것 같다.

저자는 책 읽기와 글쓰기를 강조한다. 많이 읽고 많이 쓰면, 그만큼 깨닫는 바가 많고 잘 쓰게 되고, 깨어난다는 거다. 한국인 연평균 독서량이 1권이라는 통계를 뉴스에서 봤던 기억이 있다. 독서 많이 하라는 말은 초등학교 때부터 듣지만, 중학교를 지나 고등학교에 가고 점점 입시에 치이면서 독서를 멀리하게 된다. 그게 습관으로 굳어 성인이 되어서도 책을 잘 안 읽게 된다. 대신 스마트폰을 보면서 버리는 시간이 얼마인가. 독서를 많이 하면 지식은 저절로 쌓이고 생각이 확장된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실행으로 옮기는 건 어렵다. 나 역시도 지금까지는 책을 많이 읽어야 1년에 3~4권 정도 읽는 사람이었다. 저자는 실행력에 대해서도 강조한다. 역시, 어느 자기계발서나 비슷하게 주장하듯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일단 해'라는 메시지가 강하다. 수익의 파이프라인, n잡, 서비스 확장 등에 대한 개념이 생소한 사람이나 경제적 자유에 대해 다른 사람의 사례를 듣고 싶은 사람이라면 도움이 꽤 되는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저자가 ‘시키는 대로’ 자신에게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그것을 기반으로 나의 상황에 맞춰 실행하는 게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자의식 변화에 대한 저자의 주장은 상당 부분 공감이 된다. 자의식과잉 또는 자격지심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를 올곧게 바라보는 시선은 언제나 필요하다. 삐뚠 시선은 결국 나를 갉아먹기 때문이다. 나를 견고히 하기 위해서는 긍정적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실천은 언제나 어렵지만 이런 자기계발서를 통해서 또 한 번 자극을 받고 되새기고 작심삼일이라도 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책을 무수히 많이 읽고 글쓰기를 꾸준히 연습했다는 것에 비해 그로부터 얻게 된 깨달음이 녹아있진 않다. 저자가 진심으로 책을 통해 어떠한 통찰을 쌓은 지식인이라고 느껴질 만큼 매끄럽게 잘 쓰인 글은 아닌 것 같다. 읽다 보면 동의하고 배울 부분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내용이 다소 반복적이다. 그럴 때마다 굳이 다 읽어야 하나 싶어 꿋꿋하게 완독하기가 어려웠다. 자화자찬이 과한 부분도 곳곳에 있고 이렇게 자기 자랑이 넘쳐나다 보니 글에서는 약간의 거만함마저 느껴졌다. 모든 핵심 내용의 결론은 저자가 “‘이런저런’ 사업을 통해 ‘이만큼'을 벌었다"이다. 저자의 회사와 서비스에 대해 여러 번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얼마나 많은 대가(저자는 보답이라고 표현하지만)를 받았는지 금액까지 자주 언급한다. 1을 받으면 2를 돌려줘야 성공하는 부자의 마인드라고 포장하지만, 이 책을 통해 자신의 노하우를 줬으니 그에 적절한 보답을 ‘알아서 잘'하라고 간접적으로 어필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 책에 사례로 등장한 사람들도 과연 자발적으로 보답을 한 것이었을지? 받아들이기 나름이지만 이런 마인드는 조금 부담스럽다.

읽으면서 앞뒤가 안 맞는다 싶은 부분들도 몇 곳 있었는데, 일례로 앞에서는 운동을 30분 이내로 짧은 시간만 효율적으로 해도 몸이 좋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 데 왜 사람들이 불필요하게 시간을 쓰냐는 식으로 말하면서 뒤에서는 운동을 좋아해서 모든 운동을 섭렵했다고 말한다. 저자는 취미로 하는 운동은 운동 시간으로 치지 않는 걸까? 게다가 자신 대신 주식투자로 1년 사이 10억을 불려준 지인에게 월세와 차량을 지원해준다고 하는데 남의 돈으로 10억을 불리는 사람이라면 자기 자산도 상당할 텐데 굳이 차와 집을? 다른 보답의 방식이 얼마든지 있을 텐데 말이다. 물론 자세한 속사정은 알 수 없고 누군가는 사소한 것으로 트집 잡는다고 말하겠지만 나에게는 이런 식으로 거슬리는 부분들이 꽤 있었다.

저자에게서 배울 점이 분명히 있지만 그것이 다는 아니다. 맹목적으로 믿고 따라 할 필요는 없다. 아무래도 팔아야 하다 보니 자신이 얼마나 성공했는지를 보여주는 매개로 월 3,000만 원, 1년 만에 십억, 6,000만 원 수익 등등 돈의 금액을 자꾸만 구체적으로 언급하는데, 이런 부분이 다소 자극적으로 다가온다. 분명 과장된 부분도 섞여 있을 테니 알아서 필터링하고 읽어야 한다. 100% 진실이라고 받아들이는 대신 의심의 눈초리를 마음 한구석에 심어놓고 읽으면 도움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내 돈 내고 내가 산다는 것으로 소장할 가치까지는 아니고 도서관에서 빌리거나 밀리의 서재 등을 이용해서 한 번은 쓱 읽어볼 만하다. 이런 사람, 이런 삶도 있다는 정도로 가볍게 받아들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