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정리

내일 집으로 친구를 초대하기로 했다. 집에 누구를 잘 부르지 않는 편인데 미국에 온 후로는 가끔씩 지인들을 초대해 어울리려고 노력한다. 아무튼 그래서 집을 정리하고 내일 먹을 것들을 준비해두려고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였다. 평소에 먹고싶었던 단호박도 삶았다. 떡볶이가 먹고 싶은데 H마트에 가는 게 귀찮았던 집순이는 기어코 직접 밀떡을 만들었다. 한국에서 사온 파김치 양념으로 파를 무치고 다음주내내 먹을 밥도 미리 해두었다. 그리고 빨래를 돌리고 쉬려고 했는데, 빨래세제가 터져서 세탁기 옆으로 엄청 새고 있었다는걸 발견했다. 심지어 대용량. 세제뿐 아니라 섬유유연제까지 통이 깨져서 손이 닿지 않는 곳까지 세제가 흘러있었다. 치우느라 애먹었다. 내친김에 청소까지 해버렸다. 이제서야 겨우 한숨 돌렸는데 손목이 아작날 것 같다. 이것저것 한다고 무리했나보다. 가을방학의 첫 날을 이렇게 살림만 하다가 보내버리다니. 쉬는 날의 의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