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필사
100일 글쓰기 챌린지 Day 75
연연하기 싫어서 초연하게
내 삶의 많은 영역에는 아직 불이 꺼져 있는 부분이 많다. 그래서 여러 난관에 부딪히곤 한다. 하지만 삶의 다양한 방면에서 불씨를 옮겨 줄 만한 사람이 존재하리라는 희망이 있다. 없던 불씨를 켜는 것은 어렵지만 불씨를 옮기는 것은 비교적 쉽다. 지혜롭고 현명한 사람들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건넨 사소한 도움, 그 작은 조각이 나에겐 상당히 유용했다. ‘좋은 사람'이라는 희망의 존재를 상정하는 것만으로도 암흑 속에서 떨지 않고 때를 기다릴 수 있다.
도망치기만 해서는 좋은 결말을 얻을 수 없다. 그 조언을 듣고 직업 전선에 과감하게 뛰어들었으나 예상대로 나와 맞지 않음을 깨달았을 뿐이었다. 다시 어딘가로 도피하고 싶은 마음이 몇 번이고 차올랐다. 이 힘듦을 해결하지 못한 채 다른 직종으로 옮겨 버리면, 그게 나의 발목을 잡을 거야. 지금의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날이 올 거야. 해결하지 못한 채로 내버려 두면, 비슷한 상황에 다시 맞닥뜨렸을 때 똑같이 좌절하지 않을까.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았다. 이 힘듦을 내 선에서 어느 정도 극복하고 가자고, 그래야 자신감을 잃지 않을 것 같았다. 도망치는 법만 배우다가 인생이 끝나지 않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