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 나쁜 날
100일 글쓰기 챌린지 Day 49
최근 한달은 여러모로 운이 좋지 않았던 일이 많았지만 오늘만큼은 정말 역대급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운이 좋지 않았다. 오버부킹으로 원래 비행기가 아닌 다음 비행기로 바뀌고 경유지도 애트란타에서 시애틀로 변경되었다. 시애틀을 경유하면서 연결편을 놓쳤는데, 직항이 없고 가장 빠른 연결편이 9시간 후 미국 내 경유를 한 번 더 해야하는 루트였다. 어쩔 수 없이 그걸로 타기로 하고 공항에서 기다리게 되었다. 저녁으로 파스타를 사먹고 남은 걸 버릴까 갖고있다가 나중에 먹을까 고민하던 차에 음식에서 머리카락을 발견했다. 음식은 환불을 받았으니 결국 비행기가 늦어진 것에 대해 저녁값으로 보상받은거나 마찬가지지만 그 많은 사람들 중 왜 하필 내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온건지. 드라마를 보면서 기다리려고 자리를 잡고 노트북을 열었다. 어제까지만해도 멀쩡하게 작동하던 노트북의 화면이 켜지지 않았다. 배터리도 충분하고 전원도 들어오는데 화면만 들어오지 않았다. 지금 집에 와서 모니터에 연결했는데 멀쩡한걸보니 아무래도 노트북 액정이 고장난 것 같다. 하필 한국에서 미국으로 떠나자마자 고장나는게 무슨 운명의 장난이지 싶다. 미국에서 노트북을 수리할 수 있는 곳이 뉴저지에 한 곳 뿐이라는데, 당장 내일부터 개강인 나는 당황스럽다. 그저 웃픈 해프닝으로 웃어 넘기기엔 악운이 끊이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버를 타고 왔는데 멀쩡하게 짐을 다 싣고 와서는 집앞에 내리려고 하니 갑자기 트렁크가 안 열리는게 아닌가…!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너무 이상했다. 굳이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 일들이 한꺼번에 너무 많이 일어났다. 재수가 없어도 이렇게 없다니 마가 꼈나. 소금 뿌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