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

친구와 오랜만에 만났는데, 친구가 타로점을 보러가자고 했다. 연애운을 보고 싶다고 했다. 강남에 유명한 한 타로집에 갔다. 밖에서 타로점을 보는건 한 번에 5천원이던 시절이 마지막이었다. 처음엔 볼 생각이 없다가 친구가 하는 걸 보니 나도 궁금해지는게 있어 타로를 보게 됐다. 나도 타로카드점을 보는 법을 배우고 싶어서 카드와 책을 사뒀다. 비록 지금은 공부할 여유도 없고 딱히 점을 봐야할만큼 간절한게 없어서 흥미가 다소 떨어진 상태이긴 하지만 말이다. 타로카드점은 신빙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해서 사주팔자보다도 더 안 믿었었는데, 적중률이 0%라도 마음의 위로가 엄청나게 된다는 걸 깨달은건 대학원을 한참 준비할 때였다. 미국 입시는 결과발표를 정해두고 하는게 아니어서 매일매일이 기다림의 연속이었고, 거기에 지쳐가던 상황에 우연히 타로를 보게 되었다. 아는 분을 통해 재미삼아 몇 번 점을 쳤는데, 그게 지친 마음에 상당히 큰 위로가 되었다. 그래서 내가 궁금한 게 생기거나 고민거리가 있을 때 자점을 쳐보고 싶어서 배워볼까 하게된 건데, 카드의 이런저런 의미를 연결해서 해석하는게 은근히 어려워서 몇 달 책을 보다가 지금은 잠시 접어둔 상태다. 타로를 점으로써 맹신하는건 조금 과하지만, 상담으로써의 보조역할로는 가끔씩 재미로 볼 만 한 것 같다. 언젠가 다시 타로카드 읽는 법을 제대로 익혀서 내가 힘들 때마다 도움을 받고 싶다.